AI는 우리의 일을 어떻게 바꾸고 있을까? | 제5회 한겨레 사람과디지털포럼
지난 6월 24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제5회 한겨레 사람과디지털포럼 “AI 시대, 일과 학습의 미래”가 개최되었습니다. 아침 8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네 개의 기조발제와 세 개의 라운드테이블이 이어진 하루였는데요! 칼 베네딕트 프레이 옥스퍼드대 교수부터 장지연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홍성준 뱅크샐러드 디자인 총괄 이사까지 정말 다양하고 다채로운 분야의 연사와 패널이 함께한 만큼, AI를 바라보는 여러 시각과 깊이 있는 논의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포럼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AI가 우리의 일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함께 살펴볼까요? (더 자세한 내용은 함께 링크로 걸어둔 기사로 만나보세요 😉)
1. 기술의 함정을 어떻게 피할 것인가: AI 전환기, 좋은 사회를 위한 선택 – 칼 베네딕트 프레이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
첫 번째 기조발제자는 경제사학자인 칼 베네딕트 프레이 교수로, 기술 발전에 늘 자연스럽게 따라왔던 저항의 역사로 발제를 시작했습니다. 1차 산업혁명 당시 기계화로 소득이 폭락한 직조공들의 ‘러다이트 운동’처럼, 임금과 일자리가 위협받고 대다수가 변화의 혜택을 체감하지 못하면 아무리 획기적인 혁신이라도 강한 사회적 저항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는 건데요.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AI 역시 우리에게 엄청난 편리함과 동시에, 언젠가는 대체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쉽게 범하는 오류가 있다고 프레이 교수는 설명합니다. 바로 모든 기술을 하나로 뭉뚱그려 바라보는 것인데요. 기술은 어떻게 활용되느냐에 따라 인간을 대체할 수도, 인간의 역량을 확장할 수도 있습니다. AI도 마찬가지로 어떤 업무에 어떤 식으로 적용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사회적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AI를 활용해 기존 업무를 ‘더 빠르고 저렴하게’ 처리하는 데에만 집중한다면, 단기적으로는 생산성이 높아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노동 분배율이 낮아지고 사회적 불평등이 심화될 수 있겠죠. 반면 AI로 새로운 유형의 업무와 직무를 만들어내고, AI로 우리 사회를 어떻게 더 좋게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물음에 모두가 함께 참여한다면, AI가 가져올 변화는 모두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프레이 교수는 설명했어요.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현대 복지국가가 1930년대 경제대공황의 여파를 똑같이 경험했던 저임금 노동자와 고임금 계층 모두 사회안전망의 필요성을 함께 체감하면서 만들어졌다는 점이었습니다. 따라서 고소득 전문직까지 불안과 위협을 경험하는 AI 시대야말로 더 폭넓은 사회적 연대와 새로운 안전망을 만들어갈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프레이 교수는 주장했어요. AI가 공동 번영의 도구가 될지,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기술이 될지는 결국 기술 자체가 아니라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중요한 메세지를 던지며 첫번째 발제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함께 읽어볼 기사:
“미국보다 북유럽이 AI 불안 덜 해…든든한 안전망 덕분” (한겨레, 2026.06.10)
“어떤 사회 될지는 정치적 선택…AI 전환에 안전망 있어야” (한겨레, 2026.06.24)
[칼 프레이 교수-김영훈 노동부 장관 대담] “AI혜택 공유 없인 저항 직면”-“초과세수로 청년 지원할 것”(한겨레, 2026.06.30)
2. AI 전환과 깊어지는 불평등, 누가 감당하며 어떻게 나눠야 하나? – 세라 오코너 (파이낸셜타임스 부편집인)
이어진 세라 오코너 파이낸셜타임스 부편집인의 발제는 조금 다른 관점을 제공했습니다. 얼마 전 출간한 책 『We Are Not Machines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를 바탕으로 아마존 물류창고 노동자, 영상 자막 번역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스웨덴 광산에서 일하는 광부의 사례를 소개하며 AI가 바꾸고 있는 노동 현장을 생생하게 전했습니다.
아마존 물류센터에서는 로봇이 도입되면서 생산성과 안전은 높아졌지만, 노동자들은 오히려 기계의 속도에 맞춰 더 강도 높은 노동을 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각자의 구역에서 로봇과 일하느라 고립감이 커졌다고 해요. 영상 자막을 만들었던 번역가들 역시 AI 때문에 완전히 일자리를 잃지는 않았지만, 창의적인 번역보다 AI가 만든 결과물을 검수하는 업무가 중심이 되면서 노동의 의미가 달라졌습니다. 속도는 두 배 빨라진 반면, 단가는 절반으로 깎였고 자막 품질도 낮아졌어요. 더 큰 문제는 떨어진 자막 품질을 소비자들이 알아차리지도 못한다는 점이었고요.
하지만 부정적인 사례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와 광부의 사례는 AI와 함께 일하는 미래를 보다 긍정적으로 비췄는데요! 예를 들어 스웨덴 광산의 경우, 노동자들이 AI 도입 과정에 직접 목소리를 재는 ‘공동결정제도(Codetermination)’를 거쳤어요. 현장의 핵심 업무는 광부들이 계속 도맡으면서 어떤 업무를 자동화할 것인지, 어떤 단계에서 AI가 활용되면 좋을지 함께 논의하기 시작하자, AI 도입이 더욱 적극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해요.
오코너 부편집인은 이러한 사례를 통해 기술 변화가 누군가에게는 혜택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고통으로 남는 원인이 무엇인지 분석했는데요, 분석 결과 세 가지 권리 확보 여부가 중요하게 작동했습니다. 첫째, AI를 설계하고 도입하는 과정에서 노동자가 자신의 의견을 낼 수 있는 목소리(Voice)가 있는지, 둘째, 새로운 기술을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지 스스로 결정할 주체성(Agency)이 있는지, 마지막으로 일의 속도(Pace)를 사람이 결정하는지, 아니면 기계가 결정하는지가 AI 시대 노동의 질을 좌우했습니다.
발제를 맺으며 오코너 부편집인은 이렇게 덧붙였어요: “AI 전환을 쓰나미 같은 자연 현상에 비유해서는 안 된다. 기술은 자연재해가 아니며, 그 영향력을 통제하고 방향을 결정할 권리는 우리에게 있다.”
🗞️함께 읽어볼 기사:
“AI가 흔드는 일의 미래…적극 개입해 안전하게 만들어야”(한겨레, 2026.06.15)
스웨덴 광부들과 AI…“우리가 싸울 때만 일의 미래가 나아진다”(한겨레, 2026.06.24)
“신발을 더럽히며 현장으로 가라”(한겨레, 2026.07.06)
3. [라운드테이블 1] 새로 쓰는 AI 전환의 규칙: 제도와 연대의 설계
좌장: 이상헌 국제노동기구(ILO) 수석 이코노미스트
패널:
칼 베네딕트 프레이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
세라 오코너 파이낸셜타임스 부편집인
장지연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같은 기술, 다른 토양, 다른 희생자
첫 번째 라운드테이블에서도 비슷한 문제의식이 이어졌는데요, 패널로 참석한 장지연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같은 AI 기술이라도 사회가 이미 가지고 있는 제도와 노동시장 구조, 즉 ‘토양’에 따라 누가 더 큰 비용을 치르게 되는지가 달라진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AI의 영향이 청년층에게 가장 크게 나타나고 있으며, 해고보다는 신규 채용 감소와 노동시장 진입 장벽이라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함께 읽어볼 기사:
“AI 시대 청년은 탄광 속 카나리아…새로운 사회안전망 구축해야” (한겨레, 2026.06.24)
[사진 출처: 한겨레 (26/06/24)]
4. [라운드테이블 2] 전환의 현장_일터, 어떻게 AI와 함께 일할 수 있을까?
좌장: 박영선 전략경제자문단 위원장
패널:
음성원 오픈AI코리아 커뮤니케이션 총괄 — 생성 AI가 바꾼 일자리 풍경
홍성준 뱅크샐러드 디자인 총괄 이사 — 스타트업이 경험한 일의 미래
이덕만 포스코홀딩스 AI로봇융합연구소 지능화연구센터 센터장 — 피지컬 AI가 바꾸는 현장
유재연 국가AI전략위 사회분과장 — 현장연구자가 본 일터의 변화
두 번째 라운드테이블에서는 기업 현장에서 AI를 어떻게 바라보고 활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습니다. 오픈AI코리아와 뱅크샐러드, 포스코홀딩스의 발표를 통해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었던 것은, AI를 인간의 자리를 위협하는 존재가 아니라 일을 다시 설계하는 도구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었는데요! AI가 반복 업무를 대신하는 만큼, 사람은 문제를 정의하고 목표를 설정하며 최종적으로 판단하고 책임지는 역할에 더욱 집중하게 될 것이라는 의견이 이어졌습니다. 동시에 신입사원이 경험을 쌓는 방식, 중간관리자의 역할, 조직의 협업 구조 역시 새롭게 설계해야 한다는 점도 중요한 과제로 제시되었습니다. 특히 흥미로웠던 것은 AI가 숙련자의 경험과 노하우를 조직 안에 축적하고 다음 세대로 전수하는 역할까지 맡을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는 포스코홀딩스의 발표였어요.
🗞️함께 읽어볼 기사:
“AI가 업무 바꿔도 시작과 끝은 결국 인간의 몫” (한겨레, 2026.06.24)
[사진 출처: 한겨레 (26/06/24)]
이번 포럼은 기술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활용하며, 어떤 사회를 만들어갈 것인지는 결국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AI를 둘러싼 막연한 기대와 불안보다, 앞으로 어떤 질문을 던지고 어떤 제도를 만들어가야 할지 함께 고민해 볼 수 있어 더욱 의미 있는 포럼이었습니다 😊
이번 글에서는 ‘일의 미래’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정리했는데요! 이번에 소개하지 못한 오후 세션은 ‘학습의 미래’를 주제로 AI 시대 교육과 인재상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어요.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기사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함께 읽어볼 기사:
김희삼 “한우물 판 능력자 대신 협업하는 ‘돋보기형 인재’가 뜬다” (한겨레, 2026.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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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척 답 내주는 AI 시대, 교사는 질문을 가르치는 사람” (한겨레, 2026.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