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비영리가 AI를 영리하게 쓰는 법

육심나 카카오임팩트 재단 사무국장

딸깍!”

요즘 AI(특히 Claude) 커뮤니티에서 자주 쓰이는 용어다. 복잡한 작업을 직접 처리하는 대신 AI에게 간단히 맡겨버리는 것을 표현할 때 사용한다.

누군가는 이딸깍하나로 기존보다 훨씬 짧은 시간에 이전보다 훌륭한 결과물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남들보다 뒤처지는 것 같아 조급함을 느낀다. 안타까운 것은 잘 쓰는 사람(조직)은 놀라운 속도로 더 많은 결과물을 척척 만들어내지만, 잘 못 쓴다고 느끼는 사람(조직)은 조용히 불안해진다.

카카오임팩트도 물론 그 과정을 겪고 있다. 다만, 비교적 성공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구성원 전반의 AI 활용 역량이 고르게 높아지는 경험을 하고 있다. 혹자는기술기업 재단이니까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기술 인력 상황은 다른 비영리 조직과 별반 다르지 않다.

올해 방향성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재단 구성원들이 물었다. “AI 시대, 재단의 미션은 무엇인가요?” ‘돕는 사람, 돕는 기술이라는 재단 비전은 그대로지만, 기술의 가속화는 우리가 기술을 이해하는 속도보다 빨랐고, 그 흐름에 맞춰 전략을 재정비하는 것은 매년 부담이기도 했다.

“AI를 가장 잘 쓰는 재단! 더불어 모두가 AI를 잘 쓰도록 돕는 재단!” 논의를 통해 현시점에 적용 가능한 목표와 방향성을 함께 설정했다. 성공 여부를 논하기 전에, 방향성을 함께 만들고 나누는 것만으로 조직은 설레었다. 결정과 동시에 실무단은 빠르게 AX에 성공한 조직들을 리서치하고, 그대로 적용해 보았다.

첫째, 퍼스트 펭귄을 정했다. 조직 내에서 AI에 먼저 뛰어든 사람을 발견하고 그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둘째, 리더십의 공식적인 인정과 지지다. 카카오임팩트는 이사회를 통해 2026년 목표 중 하나를 ‘AI를 가장 잘 쓰는 재단으로 명문화하고 예산을 배정했다. 셋째, 가장 중요한 문화다. 격주로 여는 ‘AI Show & Tell’ 각자의 시도와 실패를 편하게 나누는 자리인데, 나 말고 모두가 잘 쓰는 것 같다는 막연한 두려움을 녹여주고 모두가 시도하는데 생각보다 훨씬 효과적이었다. ‘AI를 잘 쓴다는 건 뭘까?’ 이 과정에서 우리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정답은 없었지만 재단 구성원들이 AX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통해 직접 경험 기반의 원칙을 만들었다.

원칙 설명
1. 일을 효율화하는 AI 사용 방식을 잘 알고 업무에 적용함
2. AI를 잘 알고 연구하는 AI 시민성과 윤리 관점을 놓치지 않도록 함
3. 조직이 함께 학습하는 함께 성장하는 것을 핵심 가치로 삼음
4. 창의적으로 쓰는 상상력과 호기심을 기반으로 겁먹지 않고 시도함
5. 적정하고 지속가능하게 쓰는 남용하지 않고 꼭 필요한 곳에만 사용하며 과의존을경계함
6. 비판적으로 쓰는 AI의 쓰임과 의미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함
7. 사회와 연결되는 나를 넘어 사회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AI를 사용함

AX 도입 시, 많은 조직이 첫 번째 원칙에 국한하여 제도를 만든다. 일곱 개의 원칙이 모두 유의미하지만 결국 우리의 가치는 일곱 번째 원칙을 향해 있었다. AI라는 기술 자체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미션 위에서 함께 성장하고 더 나아가 사회에 기여하는 것. 즉 카카오임팩트가 AI를 잘 쓰는 조직이 되고자 하는 이유는, 조직 내부의 성장이 아닌 모두가 AI를 잘 쓰도록 돕기 위함이다.

현재 우리는 두 가지 방식으로 사회혁신 조직의 AX를 지원하고 있다. 하나는 사회문제 해결 과정에 AI를 도입하는 실험을 진행 중에 있으며 사단법인 늘픔가치와 협동조합 청풍과 함께하고 있다. 1차 결과물이 나오는 하반기부터 다른 사회혁신조직으로도 협력 범위를 점차 넓혀갈 예정이다. 다른 하나는 카카오임팩트의 AX 문화를 재단 밖 동료인 다른 비영리 조직에도 흘러갈 수 있도록 준비 중에 있다. 이것이 우리가 AX를 추진하는 목적이자 존재 이유다.

AI는 목적이 아니다. 우리가 가려는 지향점을 더 잘 나아가도록 돕는 도구다. 얼마나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느냐보다무엇을 위해 쓸 것이냐가 먼저다.

비영리가 영리하게 AI를 쓰는 법? 카카오임팩트와 AX 도입 실험을 함께하며 더 영리해지는 여정을 걷고 있는 늘픔가치 박상원 대표의 말로 대신한다. “AI는 비영리 활동가에게 효율성을 높이는 도구가 아니라 방향성을 지켜주는 도구다. 더 많은 일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더 중요한 일을 하기 위해서 AI를 쓴다.”

 

✍🏻 육심나 | 카카오임팩트 재단 사무국장
돕는 사람, 돕는 기술이라는 비전 아래, 모두가 AI를 잘 쓰도록 돕는 소셜임팩트 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미래세대가 AI를 현명하게 활용하고, 청년세대와 사회혁신가가 AI를 사회에 이롭게 쓰며, 시니어세대가 기술에 소외되지 않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한다. 현재 카카오임팩트 사무국장 및 카카오 ESG 추진 조직 부사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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