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챗봇이 달라졌어요!: 비영리 현장의 챗봇 개발 사례
은행 앱을 열면 말을 거는 챗봇, 쇼핑몰 우측 하단에 떠있는 말풍선… ‘챗봇’하면 귀여운 마스코트와 “어떤 도움이 필요하신가요?” 혹은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라는 문구가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최근에는 고객센터 상담원 자리까지 AI 챗봇이 대신하고 있고요.

[생성형 AI를 활용해 제작한 일러스트]
이미 우리 일상 곳곳에 자리 잡은 챗봇이지만, 비영리 현장에서 만나는 챗봇은 조금 더 특별합니다. 재난의 최전선으로 가장 먼저 달려가고, 현지 맥락과 오랜 지역 지식을 함께 담고, 보안이 중요한 비영리 조직의 민감한 정보를 안전하게 지키는 챗봇을 활동가들이 직접 만들고 있거든요.
1. 난민과 이재민에게 가장 필요한 정보를 가장 빠르게: Signpost AI
전쟁과 자연재해 앞에서 우리가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의료진과 구조대원의 손길이 가장 시급할 것이고, 식량과 물, 쉼터도 꼭 필요하겠죠. Signpost 활동가들은 재난 상황에서 “정보”가 단연 가장 필요한 자원이라고 강조합니다. 자원이 있어도, 그것을 어디서 어떻게 구하고 활용하는지 알아야만 쓸 수 있으니까요. 특히 익숙한 터전을 떠나 안전을 확보하고, 새로운 미래를 그려야만 하는 난민에게 정보는 더더욱 필요한 것일 수 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IRC(국제구조위원회), Mercy Corps 등의 컨소시엄이 함께 운영하는 Signpost는 2015년부터 난민과 이재민에게 빠르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힘써왔습니다.

[로고 출처: Signpost]
하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 속에서 생필품을 어디서 구해야 하는지, 난민 신청 절차는 어떻게 되는지와 같이 복잡하고 긴급한 정보를 활동가 개개인이 맞춤형으로 전달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었다고 합니다. 2024년, 이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개발한 인공지능 기반 챗봇이 바로 Signpost AI입니다. Signpost AI는 대규모 재난 발생 시 48시간 안에 현장에 배포되어, 재난 발생 지역 주민들에게 주요 서비스가 위치한 곳 등 여러 정보를 알리는 역할을 합니다. 직접 챗봇에게 필요한 정보에 대해 질문할 수도 있습니다.
[Signpost AI 웹사이트 화면 캡쳐]
특히 Signpost AI는 정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다국어로 정보를 제공하는데요, 단순한 언어 변환이 아니라, 각 공동체의 문화적 맥락에 맞는 방식으로 정보를 전달한다는 점이 핵심이에요. 시범 운영팀은 이를 통해 운영 효율이 70% 향상되었다고 보고했습니다.
2. 완벽한 농사를 위한 나만의 AI 조언자: Ulangizi AI
말라위의 소규모 농가를 지원하는 Ulangizi AI도 인상깊은 사례 중 하나입니다. Ulangizi AI는 최빈곤층을 대상으로 금융 서비스와 교육 등 지원 사업을 이어가던 비영리 단체 Opportunity International가 개발한 챗봇으로, 농부들이 치체와어로 문자를 보내거나 음성 메세지를 남기면, 작물 병해부터 해충 대응, 가축 관리까지 상황에 알맞은 조언을 바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씨앗을 얼마나 구입해야 할지, 언제 수확하고 팔아야 가장 좋은 조건인지 등등의 계획도 함께 세워준다고 합니다.

[사진 출처: Opportunity International]
특히 Ulangizi AI는 방대한 농업 데이터와 정부 지침뿐만 아니라, 현지의 노하우까지 함께 담았다는 점이 특별한데요, 흔히 “비과학적”이라고 여겨지던 로컬 지식체계를 AI가 적극적으로 포용한 사례로 꼽혀요.
실제로 이름 Ulangizi는 치체와어로 “조언자”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2023년 사이클론이 말라위를 강타하며 농경지에 입힌 피해, 기후변화로 반복되는 병해 속에서도 많은 농부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곁을 지켜온 Ulangizi AI는 이제 케냐의 농부들에게도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3. 조직을 지키는 든든한 챗봇: 월드비전 할로 (Halo)
국내 사례로는 월드비전이 직접 개발한 AI 챗봇 할로(Halo)를 들고 왔습니다. 아마 한 번 쯤 들어보신 사례일것 같은데요! 작년 10월에 출시된 할로는 LLM을 API 방식으로 호출하기 때문에 내부 데이터가 외부 모델 학습에 사용되지 않고, 가드레일을 적용해 민감 정보도 제어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전에는 담당자를 직접 찾아가야 했던 휴가나 복리후생 같은 문의도 이제 할로가 대신 답해주고 있고요.

[사진 참고: 이코노미사이언스 (25/10/27)]
또한 단순한 질의응답을 넘어 번역, 요약, 회의록 작성은 물론, Microsoft Teams와 Salesforce 등 외부 시스템과도 연동되어 ‘올인원 AI 어시스턴트’의 역할을 하고 있어요.
한편, 지난 4월 아름다운재단 주최 행사에서 사례를 직접 발표하기도 한 월드비전 디지털혁신팀 김준호 과장은 오픈 4개월 기준 일평균 사용자가 크게 늘지 않았다는 솔직한 고백도 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비영리 단체가 자체제작한 최초의 AI 서비스”를 계속해서 보완하고 발전해 나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완벽한 도구를 찾지 말고 계속 조직 안에 심고 개선하다 보면, 경험이 쌓이고 변화가 일어납니다.” (월드비전 김준호 과장)
🖇️아름다운재단 “AI와 비영리, 네 가지 얼굴로 마주하는 변화의 파도” 월드비전 할로 사례, 읽어보고 싶다면?: https://research.beautifulfund.org/24124/
🖇️ 월드비전 할로 사례를 직접 들어보고 싶다면? 5월 12일 진행될 사단법인 시민 비영리 AI 활용 온라인 특강 신청하러 가기: https://www.simin.or.kr/19/?idx=170971699&bmode=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