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위한 AI : 나, 공동체 그리고 사회
양석원 자유스콜레 대표
나는 AI에 대한 신호와 소음을 잘 구분하고 있는가?
신호와 소음 : 뉴스를 보다 보면 하루가 멀다하고 빅테크들의 AI 서비스의 공개와 업그레이드가 우리가 그 소식을 소화하는 속도보다 빠른 것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누구는 이 변화에 올라타서 변화의 흐름에 올라타지 못하면 도태될 것처럼 위험을 팔고 있습니다. 이런 소음 때문에 정작 우리가 포착해야 할 신호를 수신하는데 방해 전파 역할을 합니다. 더 어려운 점은 무엇이 신호이고 소음인지도 구분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나와 우리 효율적으로 일하면 그것이 효과적인가?
효율과 효과 : 강력한 소음의 파장은 효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2시간 걸리는 일을 몇 분으로, 몇 명이 해야 할 일을 혼자서, 내가 자는 동안에도 알아서, 효율을 극대화해야 하는 영역에서는 아마도 그것을 신호로 포착하고 또 증폭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정말 효과가 있는지는 다른 문제입니다. 모든 효율을 추구하는 일이 원하는 효과를 낳는 경우와는 구분되기 때문입니다.
AI와 함께 일할 때도 일견 일을 하는 시간이 준 것 같지만, 원하는 결과를 위해서 투여하는 시간이 늘어나는 경우도 있고 효율이 만들어준 시간의 마진에 또 다른 일을 하게 됩니다. 특히 운동과 활동의 영역에서는 더욱 효율의 소음보다는 효과의 신호를 포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도구의 사용법보다는 도구를 사용하는 의미를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순히 문법을 아는 것과 사회생활에서 의사소통하는 것의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일은 어떻게 변하는가?
인간-AI 상호작용의 3가지 양상 : AI 유창성(AI Fluency)을 이야기하는 다칸과 펠러 교수는 우리가 AI와 일하는 방식을 크게 세 가지 층위(3 Modalities of Interaction)로 구분하며, 단계마다 필요한 AI 유창성의 깊이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 양상 (Modality) | 설명 | 역할 관계 |
| 1. Automation | (자동화) | 인간의 구체적인 지시에 따라 AI가 작업을 수행함. | 인간: 지시자 AI: 수행자 |
| 2. Augmentation | (증강/협업) | 인간과 AI가 사고 파트너(Thinking Partner)로서 반복적으로 대화하며 결과물을 공동 창작함. | 인간: 협업자 AI: 파트너 |
| 3. Agency | (대리) | 인간이 AI를 설정해 두면, AI가 미래의 상황에서 독립적으로 인간을 대신해 행동함 (예: 자율 에이전트). | 인간: 감독관 AI: 대리인 |
나와 우리의 활동을 넘어선 더 큰 질문
권력, 권위, 그리고 권한 : AI 기술의 확산은 단순한 도구의 진화를 넘어 사회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인간과 AI의 상호작용 양상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 이제는 AI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거시적인 영향을 다음의 세 가지 층위에서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우선, AI는 구조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새로운 권력(Power)으로 작동합니다. 알고리즘은 대중의 생각과 욕망을 은밀하게 조종할 수 있으며, 이 기술을 선점한 국가와 소수의 거대 플랫폼은 시스템을 중앙집권화하여 힘을 독점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사람들은 AI가 비인간적이기에 오히려 합리적이고 객관적일 것이라는 환상을 품고, 복잡한 판단을 위임하며 AI에게 실질적인 권위(Authority)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활동과 운동이 에이전트의 지시를 따르게 되는 것, 혹은 우리의 활동을 AI가 평가하고 측정하려고 할 때 더 큰 질문이 필요합니다.
그렇기에 맹목적인 효율성 추구의 소음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책임과 한계를 규정하는 권한(Authorization)의 문제가 무엇보다 중요해집니다. 결국 AI가 획득한 권력과 권위를 어떻게 통제하고 누구에게 올바른 권한을 부여할 것인지가 다가올 시대의 가장 핵심적인 질문이 될 것입니다.
글을 마치며 다시 우리의 삶으로 돌아와 봅니다.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도구의 사용법이 아니라, 도구가 내놓은 결과를 검증(Discernment) 하고 책임지는 (Diligence) 태도입니다. 누군가를 향해 “AI를 썼는가?”라고 감시할 것이 아니라, “무엇을 위임 (Delegation) 했고, 어떻게 검증 했는가?”를 다정하고 날카롭게 물어야 합니다. 기술을 주체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면, 우리는 거대한 조직 없이도 세상을 바꾸는 일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 AI 에이전트와 나란히 일하며 자신만의 활동을 전개해 나가는 새로운 활동가, 새로운 운동의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 양석원 | 자유스콜레 대표
자유스콜레는 ‘쉼과 전환을 위한 안전한 실험실’ 만들기라는 모토를 가지고 인생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덴마크 인생학교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유스콜레의 해석을 통해서 <대화의식탁>, 민주주의 피트니스, 씨앗캠프 등과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서 일상에서 시민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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